지난 글에서 DOS(Disney Online Studios) LA를 담당하던 P씨(켈로그 MBA출신임을 늘 강조하던) 사무실에서 “Panda, game engine and the future”란 주제로 미팅을 했다고 말씀드렸죠. 그날의 일기입니다.

아침에 회사에 갔더니 P씨 오피스에서 미팅이 잡혀 있었다. 그것도 Panda, game engine and the future라는 제목.

Panda3D를 프로모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이미 결론이 정해진 미팅이었다. Pirates와 Toontown마저 Unity3D로 다시 만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싫으면 다른회사 찾아보라는 협박아닌 협박까지…

일할 맛이 나지 않아 일찍 퇴근해버렸다. 내일, 모레 휴가라 다행이다.

그때 P씨는 “우리는 콘텐츠를 만드는 부서지, 기술을 연구하는 부서가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이 미팅이 있고나서 며칠 뒤 Panda3D 메인 개발자였던 R씨는 제게, 자기를 이 회사에 남게 한 이유가 Toontown, Pirates 그리고 Panda3D인데 이 3가지 모두 없어지면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회사를 그만둘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VR Studio 출신 핵심 기술자로서 툰타운 온라인과 캐러비안의 해적 온라인, 그리고 그 핵심 기술인 Panda3D를 개발해온 R씨의 자존심이 많이 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정작 P씨가 몇 주 뒤 회사를 떠났습니다. 2010년 6월의 일입니다.

2009년은 소셜 게임의 해였습니다. Zynga의 소셜 게임 FarmVille의 daily active user가 천만명을 넘기던 해였거든요. 2010년 역시 소셜 게임이 대세였고, 디즈니는 2010년 7월 소셜 게임 업계 3위인 Playdom을 인수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알고보니 P씨는 Zynga로 옮겼더라구요.

이 Playdom인수는 디즈니에서의 9년 #4에서 말씀드렸던 클럽펭귄 인수와 많은 부분에서 유사했습니다. $763M 짜리 인수였는데, $563M을 선지급, 나머지 $200M은 성과를 내면 주는 인수였구요, Playdom의 CEO였던 John Pleasants가 DIMG(Disney Interactive Media Group)의 게임부분 사장이 되는 인수였습니다.

2010년 8월 초, Panda3D 핵심 개발자 R씨가 Layoff 됩니다. 본인이 회사를 나갈 거라고 저는 알고 있었지만, P씨가 먼저 회사를 떠난 상황이어서 저는 R씨가 계속 회사에 있을 줄 알았기에 무척 충격이 컸지요. 다행히 R씨는 VR Studio의 친정이나 다름없는, 디즈니 이미지니어링으로 복귀합니다.(디즈니에서의 9년 #2 참고)

그리고 저도 다시 캐리비안의 해적 게임 개발팀으로 (처음 입사는 캐러비안의 해적 게임 개발팀이었지만, 그 후로는 Panda3D 엔진 관련팀이었거든요) 복귀합니다. 전처럼 엔진 개발에 힘을 쏟지는 않겠지만 이미 Open Source인 Panda3D를 사용해서 게임 개발은 계속 하겠다는 신호 같았어요. P씨 말처럼, “기술을 연구하는 부서가 아니라 콘텐츠를 만드는 부서”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뜻이겠지요? 그렇게 격동의 2010년이 지나가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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